어느새 홀로 달리기를 한 지 10년이 가까워진다. 처음엔 달리는 행위 그 자체보다 달리러 나가는 거에 습관 들이는데 신경을 썼다. 일주일에 3일을 운동을 했다면, 그 3일만큼 더 사는 거에 불과하다고 운동을 폄하했던 지인이 있다. 그 말이야 그냥 너무 무리하지 말고 살아라라는 선한 의미였을 것이다.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양만큼 주어지지만 그 질(quality)에 있어서만큼은 차이가 난다. 시간의 의미를 자기와 상대방이 동가(同價)라고 여겼기 때문이리라.
운동을 하는 이유가 운동 그 자체에도 있지만, 운동을 하고 나면 뇌가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. 시간을 늘리는 방식보다 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다. 운동하는 시간 자체만 갖고 운동을 안 하면 시간이 늘어난다는 계산 방식은 현재를 살아가는데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.
시간을 단순히 숫자로 파악하면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제 힘으로 살기는 힘들다. 시간은 각자 의미대로 다르게 쓰이기 때문이다. 돈이야 정부에서 찍었다 축소했다 자기마음대로지만,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자기의 고유한 시간뿐이다. 우리의 삶을 슈퍼마켓 자판에 놓여 있는 상품처럼 여기면 안 된다. 시간을 단순히 숫자로 파악해서 동일한 잣대로 여기고 남에게 맡기면 안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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